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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Son

(Korean)

눈은 우주인가? 하늘과 땅 그리고 바 다를 보기전에 우리는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서 세계 를 먼저 인식한다. 아니다, 인식작용은 그 이전에 작동되기 시작한다. 눈으로 인식하기 전 그 이전 에 말이다. 눈은 카메라를 닮았고 기록되는 장소이다. 타자는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동공을 거처 다른 차원의 세계, 즉 주체 안으로 들어온다. 타자의 또 다른 타자적 공간 - 그 공간은 위, 아래, 전후좌우가 없다. - 단지 서 있는 그 길이 우주이면서 좌표의 중심 지점이다.

 

동공은 하얀 종이나 마찬가지다, 타자화 시켜서 그 공간을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상상하고 그리 게 만든다. 감각하고 그것을 해석하여 인식해내는 과정이 자의적이고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점 에서 보면 가상과 현실을 구분 짓는 것마저 무의미해진다. 이 경우 가상과 현실이 같은 공간에 머 물게 된다. 여기가 현실인지 꿈인지 난해하고 복잡하다 - 그래서 눈은 희미한 기준이된다. 하얀 종이와 같은 그러나 점에 불과한 눈동자에는 무궁무진하게 많은 무엇인가가 연출되고 그려진다. 이렇게 하얀 점이 된 눈동자에는 마치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버린 바다처럼, 그 안에 수 없이 많은 눈동자가 들어 있다... 겹쳐져 보이는 수 많은 현실 혹은 가상의 장면들... 이것을 보는 것은 눈이 생성되고 존재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보고 인지 한다는 것에는 감각하 는 것 이상의 수 많은 세계가 겹쳐져 있을 수 있다.

 

 

흰점마다 품고 있는 장면들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고 있고 그로인해 형태는 너무나 다양하다. 형태의 다양성은 어둠속으로 미끄러지는 판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평면은 사 실 입체이며 공간이기에 그 평면들마다의 상황은 다시 다채롭게 펼쳐지게 된다. 평면에서 위의 표 면은 스프링처럼 위, 아래로 흔들리기도 하고 가끔씩 거대하게 부풀리거나 또는 추하게 일그러지 기도 하며, 다른 표면은 달콤한 솜사탕이 녹듯 뭉게지기도 한다. 추하거나 달콤해 보이는 형태는 이처럼 순간 수증기처럼 사라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가끔식은 무엇과 마주하거나 부딪히면서 물 감처럼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아의 얼굴 역시 과거의 기억 의해서 흔들리고 뭉게진다. 뭉게진 얼굴의 형 태는 알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어는 순간 단기기억이 아닌 장기기억 속에 숨겨져 있던 사건들은 얘기치 않게 불현듯 떠올라 기억에 없었던 일들을 실재로 탈바꿈 시킨다. 실제적 감각에서의 경험 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현듯 알 수 없는 일들이 시각 안으로 들어와 현실에 개입하면서 망상과 환각은 현실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같은 이미지들이 시각 안에 더욱 더 깊게 파고 드러오면서 현 실과 가상의 경계는 무너졌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암석처럼 진흙 밑에 숨어 있는 작은 문어 들처럼 나 라는 자아는 바닷물결의 요동치는 흐름 속에 묶겨버린다.

" 명의 자아가 대화를 시작한다. 두 명으로 보였던 자아들은 빛, 스펙트럼에 따라서 또 다시 달라진다. 두 명, 세 명으로 이어지는 자아들은 하나의 거대한 스펙트럼 위에 놓이게 된다. 이 위에 놓여진 자아들은 마치 하나인 것처럼 동일시 된다. 나누어지지 않는다. 일어나지도 않았던 경 험들을 기억의 서랍 속에 넣고 자물쇠로 채워버린다. 이것을 각성하는 것은 순간이고 끊임없이 다 른 기억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또 다시 기억을 갱신해 버린다. 이제 머리 속에는 두 개, 세 개, 계속이어지는 점들이 연결되어 눈으로부터 소실점까지 이르는 긴 선을 만들어 내고 이 선은 다 시 수평 방향으로 방사되어 거대한 스펙트럼으로 분산되면서 무한한 평면을 만들어낸다. 평면은 수평선을 이뤄 눈으로부터 한없이 멀어지지만 그 무한한 세계 역시 내 동공 안에 들어와 있는 하얀 종이 위에 그려져 있는 이미지와 구별하기 어렵다. 그것을 구별하고 각성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다시 찾아 올는지 모른다. 그러나 각성하는 것은 고통과 통증을 수반한다. 그것은 현실과 가 상이 뒤섞여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몸에 알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오고 나서야 무엇을 구분할 수 있는 각성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인지 모른다. 나 는 그 각성의 순간들을 사진, 드로잉으로 그리고 고통으로 기록한다.